양양 앞바다 잔해, 6·25 때 실종된 미군 콜세어 가능성
스쿠버 다이버 김경수 씨가 2024년 수심 약 52m에서 처음 발견한 잔해를 미국 전쟁포로·실종자 확인국(DPAA)이 확인했다. 1952년 2월 실종된 F4U 콜세어일 가능성이 제기된다.
강원 양양 앞바다 해저에 가라앉은 비행기 잔해가 6·25 전쟁 때 실종된 미 해군 F4U 콜세어 전투기일 가능성이 제기됐다. 70여 년 만에 잔해를 처음 찾아낸 사람은 조사선이 아니라 스쿠버 다이버 김경수(44) 씨였다.
조류, 길쭉한 물체, 그리고 프로펠러
김 씨가 이 물체를 처음 본 것은 2024년 7월 25일 다이빙 교육 중이었다. 계획한 수심은 45m였지만 내려가는 동안 조류에 밀려 약 52m까지 들어갔고, 그곳에서 길쭉한 원통형 물체를 봤다. 당시에는 정확한 위치도, 무엇인지도 알아내지 못했다.
결정적인 단서는 지난해 5월 찾은 프로펠러였다. 이를 보고 비행기가 틀림없다고 판단한 김 씨는 자비를 들여 열 차례 넘게 다시 들어가 사진과 영상으로 기록했다. 꼬리 날개가 떨어져 나가고 녹과 따개비로 덮여 있었지만, 날개가 꺾인 독특한 형태에서 콜세어의 흔적을 읽을 수 있었다.
김 씨는 자료를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에 전달했고, 이 정보는 미국 국방부 전쟁포로·실종자 확인국(DPAA)에도 공유됐다. DPAA는 수심이 깊어 잠수사 대신 수중 드론을 투입해 올해 잔해가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. 스펜서 제퍼슨 DPAA 팀장은 형체와 엔진을 볼 때 찾고 있던 기체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.
1952년 실종된 콜세어
미국 CNN은 18일(현지시각) 보도에서 이 잔해가 1952년 2월 21일 실종된 콜세어일 가능성을 짚었다. 당시 이 전투기는 전투 중 손상된 AD-4 스카이레이더를 모함으로 데려가기 위해 에식스급 항공모함에서 출격했다가 눈보라에 휩싸여 바다에 추락한 것으로 알려졌다. 양양 해저의 잔해가 바로 그 기체인지는 추가 확인이 필요하다.
CNN에 따르면 콜세어는 하늘을 가르는 날카로운 소리 때문에 한국에서 '쌕쌕이'라고 불렸다. 쌕쌕이는 원래 F-86 세이버 같은 제트 전투기를 가리키던 말로, 나중에는 굉음을 내는 미군 전투기를 두루 일컫게 됐다. 태평양 전쟁 때 일본군은 콜세어를 '죽음의 휘파람'이라 불렀다. 2차 세계대전에서 일본군 비행기 2100대 넘게 격추했지만, 조종이 까다롭고 추락이 잦아 미군 안에서는 '과부 제조기'라는 별명도 얻었다.
김 씨는 자신들이 발견했다고 해서 꼭 직접 조사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는 않으며, 미국이 하는 것이 맞다면 미국이 하면 된다고 했다. 그는 한국을 도우러 왔던 분들인 만큼 유해가 발견돼 고향으로 돌아가길 바란다고 말했다.
다이버가 알아 둘 점
수심 45~52m는 레저 스쿠버 한계를 넘어선 테크니컬 다이빙 영역이다. 질소 마취, 기체 계획, 감압이 모두 중요한 위험 요소가 된다. 이 수심을 계획하는 다이버라면 공인 교육 기관에서 자격 있는 강사에게 테크니컬 다이빙 교육부터 받아야 한다. 또 전사자의 유해가 남아 있을 수 있는 전쟁 유적은 손대지 말고 관계 기관에 신고하는 것이 원칙이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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